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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데이비드 프랭클
출연 :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스탠리 투치, 사이먼 베이커 등
장르 : 드라마, 코미디
개봉 : 2006년 10월, 2017년 5월 (재개봉)

 

줄거리

주인공 안드레아 (앤 해서웨이)는 언론사에 구직활동 중이다.

뉴욕에서 남자친구와 구직을 위해 열심히 이력서를 돌려보지만 뉴욕의 비싼 방값만 나가고 있다.

치열한 취업난에 나름 괜찮은 이력을 가진 안드레아도 뉴욕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

취업이 되긴 했는데 패션 매거진의 비서 자리이다.

정통 언론사에서 언론인으로서 커리어를 쌓으려는 안드레아의 희망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계의 일이었다.

하지만 구직 담당자 말은 여기서 일을 배워두면, 그다음 어떤 곳에 지원을 하던 '프리패스(Free Pass)'가 될 것이라고 했다.

더 이상 방값만 축내고 있을 수 없던 안드레아는 딱 1년만 패션 매거진에서 일을 하기로 한다.

어쨌든 취업이 결정되고 친구들과 좋은 소식을 나누기 위해 모였다.

'보그'지의 '머랜다 프리슬리'의 비서로 일하게 되었다는 주인공의 말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머랜다라는 거물급 인사와 일하게 되었다는 말에 놀라고, 패션계에서 일하게 된 안드레아에게 두 번 놀라워했다.

그 이유는, 패션이라고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안드레아였기 때문이다.

'의복은 몸을 덥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라고 여기는 안드레아에게 최고의 패션 매거진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모순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출근을 하게 된 안드레아는 시작이 평탄하지 않다.

자신의 모습을 훑어보는 사람들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편집장과 선임

하지만 안드레아는 '버텨야 산다'는 서바이벌(survival) 정신으로 버티게 된다.

머랜다는 그야말로 '악마'와 같은 존재였다.

압도적인 악마

그녀의 말 한마디면, 몇 달간 준비한 패션쇼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패션 산업 전체가 술렁이게 된다.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자면 수십, 수조 원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다.

주인공은 이 사실이 놀랍고,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말단 직원으로서 발언권 따위는 없다.

주인공은 안드레아라는 이름보다는 '에밀리'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게 된다.

안드레아의 자리는 뉴욕에 있는 여성들이라면 목숨을 걸 정도로 바라는 자리라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관심이 없다. 그저 1년이 채워지기를 바랄 뿐이다.

본인의 능력과 무관하게, 허드렛일은 도맡아서 하게 된다.

아침에는 커피 심부름부터, 스테이크 케이터링, 심지어 직장 상사의 자녀들 과제까지 하게 된다.

폭풍우 치는 어느 날 머랜다는 에밀리(주인공) 에게 항공편을 요구한다.

하지만 태풍으로 나무가 뽑힐 듯이 부를 강풍에 비행기가 운행 할리 만무하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라는 머랜다의 '명'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렇게 주인공 안드레아는 나름 억울하게 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나이젤이라는 편집장이 그나마 인정하는 수석 작가를 찾아간다.

나이젤 역시 그녀가 어린애처럼 징징거린다고 나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와주게 된다.

그렇게 안드레아는 진정한 패션 매거진 직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녀의 변신은 스타일부터 바꾸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멋진, 패션업계 종사자처럼 스타일리시(stylish)하고 시크했다.

스타일이 바뀌니 머랜다의 표정과 태도도 달라졌다.

동시에 안드레아의 업무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그렇게 머랜다의 인정을 받게 되고, 파리의 출장까지 동행하게 된다.

사실 그 자리는 선임이 1년 동안 바라던 자리였다.

하지만 머랜다는 예쁘기만 하고 머리 나쁜 비서보다는 총명한 비서인 안드레아를 선택하게 된다.

안드레아는 선배의 꿈을 가로챌 순 없다며 거절하지만, 결국 선택은 그녀의 몫이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때, 선배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할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안드레아에게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 역시 안드레아의 결정이 아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만이 존재할 뿐이다.

파리에서의 패션위크는 보그지 파리와 뉴욕 편집장을 두고 암투가 벌어지는 현장이었다.

안드레아는 그 사실을 알고, 머랜다에게 알리게 된다.

머랜다는 이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고, 해결책으로 나이젤의 꿈을 포기시키게 된다.

그렇다. 포토그래퍼로써 나이젤의 꿈은 파리에서 일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이젤의 꿈이 다시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이런 사태를 보며 안드레아는 자신의 선택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위한 선택이며, 누구를 위한 일이었는지

패션위크가 끝나갈 무렵, 안드레아는 머랜다를 떠나게 되고, 다시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안드레아의 구직활동에서 머랜다가 적어준 편지로 마무리하게 된다.

 

안드레아는 나에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최악의 비서이다.
그리고 그녀를 채용하지 않으면 당신은 멍청이다.

 

 

소설이 원작인 영화

이 영화는 로런 와이스버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과는 다른 캐릭터가 보인다.

예를 들면 머랜다 프리슬리는 일과 가족, 사랑 모두를 거머쥔 커리어 우먼으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일에서는 모두의 찬사를 받으며 명예로 일을 하지만, 가족과 사랑은 지키지 못한 '드래건 여사'로 묘사되고 있다.

원작 소설은 마치 '세상은 핑크빛으로 가득 차 있어요'와 같은 동화적 스토리 전개가 이어진다.

주인공인 안드레아 역시 원작에서는 유머 감각 있는, 시니컬한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세상 곰 같은 캐릭터로 '찐따(loser or jerk)'의 면모마저 느껴진다. 

그래서 그녀가 환골탈태(change for the better, recast)했을 때, 쾌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 

'패션은 산업이다'

주인공이 '에밀리'로 불리던 시기이다.

편집장과 다음 달 미팅을 준비하던 중 실랑이가 벌어졌다

머랜다는 디자이너들이 준비한 소품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보그의 악명 높은 편집장다운 섬세함으로 소품 하나하나를 본인이 직접 체크한다.

소품으로 준비된 '벨트'에 머랜다는 못마땅함을 드러냈다.

디자이너는 차선책으로 준비한 다른 벨트 소품 몇 가지를 머랜다에게 보이고 있었다.

이때 주인공 안드레아는 본인도 모르게 '풉'하는 웃음을 보이게 된다.

감히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에밀리의 웃음소리에 시선이 집중된다.

그들이 놀란 데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다.

 

1. 머랜다가 참여하는 살벌한 미팅 시간에 '웃음소리'를 냈다는 것
2. 패션업계의 최전방에서 패션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 것

 

주인공은 가식과 거짓이 없는 캐릭터이다. 

본인이 웃었던 이유를 그대로 머랜다에게 전달한다.

 

저에게는 다 같은 벨트로 보여요.
뭐가 다른지 모르겠군요

이 발언에 에밀리를 제외한 전원이 얼어붙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무식에도 정도가 있다는 교훈을 에밀리는 알지 못했다.

머랜다는 주인공인 에밀리 (본명은 안드레아)가 입고 있는 니트의 색상을 예를 들며 일장 연설을 시작한다.

다 똑같은 '파란색'으로 보이는 그 색감이 대중에게 오기 전까지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너에게 '그저 그런 그 색감'으로  패션계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지녔고,
이로 인해 패션산업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고 입고 있는 거니?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것은 주인공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최초의 컬러나 디자인이 등장하고, 패션쇼에 선보이게 된다.

대중들은 그 옷이나 컬러를 접할 순 없다. 잡지에서 존재만 확인할 뿐이다.

그렇게 패션계를 장식하다 시간이 흐르고 점차 대중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명품관에서 백화점의 브랜드 매장으로 입점하게 되면서 점차 그 최초의 것은 대중의 소유물이 된다.

희소가치가 떨어지면 대중은 흔한 것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과거의 '찬사'는 사라지고 최초의 것이 지녔던 의미마저 희미해진다.

이 장면에서 머랜다가 얼마나 패션산업에 진심을 다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 사람들은 직장인과 직업인이라는 키워드로 토론을 펼친다.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직장 내 직원으로서의 직장인들에게 직업정신으로 가치를 더하는 취지라고 본다.

머랜다를 직업인의 표본이라고 하기엔 오류가 있지만, 그녀가 일에 임하는 자세를 배울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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