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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타워 스틸컷

원작 소설 : 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by 릴리 프랭키)
감독 : 마쓰오카 조지
출연 : 오다기리 조, 키키 키린, 코이즈미 쿄쿄, 미야자키 아오이 등
장르 : 드라마
개봉 : 2007년
수상 : 2008년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

 

소설의 영화화

능력은 없고 주정뱅이 아버지와 살아가던 주인공 마사야(오다기리 조)와 그의 엄마

두 모자는 매일 음주와 폭행에 지쳐 아빠의 집을 나와 외가로 가게 됩니다.

엄마의 고향은 기차가 하루에 8번만 오는 작은 탄광촌

두 모자는 외가에서 운영하는 작은 식당일을 거들며 생계를 이어갑니다.

어느 날 엄마는 화장을 하며 오랜만에 외출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녀는 다른 남자와의 약속이 있었고, 어린 마사야도 동행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사야가 게임에 집중하고 있을 때, 엄마는 낯선 아저씨와 어디로 가버립니다.

게임이 끝나자 주인공은 엄마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온 사방을 뛰어다니며 엄마를 찾습니다.

온몸이 땀범벅이 된 마사야

그렇게 얼마나 뛰어다녔을까?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를 찾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는 어린 마사야에게 묻습니다.

 

마사야, 넌 아빠가 좋아?

 

이후 엄마는 낯선 아저씨를 만나지 않았고 어린 아들을 위해서 살아가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마사야는 중학생이 되고, 엄마는 외할머니 집으로부터 분가를 결심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던 두 모자는 허름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합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마사야를 뒷바라지하는 엄마.

별다른 일이 없어도 이 둘은 마냥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마사야는 성장하면서 엄마를 놓아줘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작은 탄광촌을 벗어나 미술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유학을 가게 됩니다

홀로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길이 너무나 슬픈 마사야

가는 길 엄마가 손수 싸준 도시락과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엄마는 오로지 자신의 아들 마사야 걱정만 가득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이
오로지 나를 응원하는 말만 가득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엄마의 걱정과 응원과는 달리 주인공의 자취생활은 게으름 그 자체였습니다

지각은 물론이고, 결석도 잦았습니다.

그 상태로 겨우 졸업해 대학을 진학하지만 그의 상태가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욱 나빠져서 방탕한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학점은 바닥이고, 심지어 도박까지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재미로 시작한 도박이 외할머니의 장례식에 갈 차비까지 탕진한 그는 이제 집마저 잃게 됩니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나태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엄마의 '투병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엄마는 갑상선 암에 걸려 수술을 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마사야는 살던 자취방마저 나오게 되고, 전화 한 통할 동전이 없어 연락을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인공 마사야는 이를 계기로 성실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그간 방탕한 생활에 속죄라도 하는 듯,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림을 전공한 마사야는 일러스트 일부터 잡지 칼럼 작성하는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도박으로 무너졌던 살림도 나아지게 되었습니다.

생활에 안정이 되려고 하자, 착한 여자 친구도 만나게 됩니다.

마사야도 엄마도 이제 행복한 일만 남은 줄 알았지만 엄마의 병이 재발하게 됩니다

더 이상 그녀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홀로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마사야는 엄마에게 자신이 있는 도쿄로 올 것을 권합니다.

엄마를 책임질 정도로 경제력이 생긴 주인공은 엄마의 남은 시간을 도쿄에서 함께 보내기로 합니다.

도쿄에서의 삶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엄마의 음식 솜씨는 모든 이에게 환영받았고, 엄마도 행복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병은 그 행복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통원치료로는 힘든 지경이 되어 엄마는 입원하기를 결정합니다.

엄마의 소식을 접한 아빠는 병문안을 오게 됩니다.

엄마는 그 와중에도 아빠를 맞이하는 것이 기쁜 지 오래된 결혼반지를 끼고 머리를 가다듬습니다.

아버지가 떠나던 날, 어머니는 갑자기 위독해집니다. 

미우나 고우나 어머니에게는 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그렇게 도쿄 타워 아래에서 투병생활을 하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엄마의 죽음은 아들 마사야뿐 아니라 그의 친구, 동료 모두에게 슬픔이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의 존재는 특별했습니다.

그녀의 죽음에 슬퍼하며 원고 마감을 하지 못하는 마사야에게 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엄마)는 마사야가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꿈처럼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에 슬픔을 이겨내고 마지막 원고를 마무리해서 보냅니다.

 

같은 제목의 다른 도쿄타워

일본에는 <도쿄 타워>라는 제목의 영화가 두 편이 있습니다.

2005년에 개봉한 마츠모토 준이 출연한 도쿄타워와, 2007년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입니다.

같은 제목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상반됩니다. 

릴리 프랭키 원저의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엄마와 주인공 마사야의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제로 '엄마와 나 그리고 때때로 아버지'라고 나와있습니다.

포스터에서도 두 모자의 각별함이 느껴집니다.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을 엄마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할 만큼 훌륭한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소설이 멋지면 영화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데, 다행스럽게 이 영화는 특유의 감성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보호자가 되던 날

'엄마'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순간 보호자가 됩니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에게는 어린애'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마사야가 엄마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장면은 어린 시절과 대비됩니다.

폭력에 못 이겨 아버지의 집을 나서던 날, 엄마는 어린 마사야의 손을 꼭 잡고 철도길을 건너게 됩니다.

어른이 된 마사야는 그리고 엄마의 키를 훌쩍 넘은 주인공은 그보다 작아진 엄마의 손을 꼭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게 됩니다.

그렇게 두 모자는 서로의 보호자가 됩니다. 

작아진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큰 도심의 횡단보도에서 어린아이처럼 방황하는 엄마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린 시절 엄마가 어린 마사야를 지켜주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낯선 도쿄에서 엄마를 지켜주는 유일한 사람은 마사야입니다.

많은 소설에서 어느 순간 노쇄해진 부모님을 마주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아버지의 굽은 등이나, 엄마의 폐인 주름 등으로 표현됩니다. 

그렇게 자식이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은 그들의 불효를 느끼게 하는 대목으로 비칩니다.

하지만 도쿄타워라는 영화에서는 그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죽는 그날까지 마사야 걱정만을 하고 갑니다.

그녀가 떠나면, 상자를 열어보라며 준비한 상자가 있었습니다.

그 상자 속에는, 과거 마사야가 엄마를 떠날 때 그랬듯 그녀의 편지가 있었습니다.

 

내가 떠나도 너무 오래는 슬퍼하지 말거라
도쿄에서 너와 함께한 7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었다.
그동안 너에게 받을 모든 효를 받아 행복했다.

 

엄마의 편지는 항상 주인공을 펑펑 울게 만듭니다.

그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말입니다.

엄마의 편지는 항상 주인공을 그립게 만듭니다. 

영화 마지막에서 마사야는 엄마의 위패를 가지고 도쿄타워에 올라가게 됩니다.

생전 엄마의 소원이 도쿄타워에 올라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나마 주인공은 엄마의 마지막 소망을 이루고 영화를 막을 내립니다.

엄마의 투병기간은 절대 짧지 않았습니다. 

극 중에서도 이제는 너무도 익숙하게 그녀의 병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익숙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익숙해져 갈 무렵 영화는 극적으로 치닫게 됩니다.

엄마의 병이 악화되고 입원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소중한 것'에 대한 마음을 일깨우게 됩니다.

한시도 우리의 감성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 연출기법은 영화의 시작과 끝까지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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