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 (2011)
감독 : 우디 앨런
음악 : 스티븐 렘벨
장르 :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출연 : 오웬 윌슨,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첼 맥아담스
개봉 : 2011, 한국은 2012년 7월, 2016년 10월(재개봉)
자정에 떠나는 타임슬립 (time slip)
헐리우드의 잘 나가는 극작가 길 펜더와 그의 약혼녀 이네즈.
길이 낭만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성향이라면, 이네즈는 감수성보다는 실속이 우선인 여성이다. 영화는 이네즈의 아버지의 사업 확장으로 파리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길은 문화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파리를 좋아한다. 반면에 이네즈에게 파리는 '비 많이 오는 우중충한 동네'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밤, 길은 홀로 거리를 배회하다 특별한 장소로 가게된다. 낯선 곳에서 술에 취한 채 방황하는 길에게 누군가 말한다.
함께 한 잔하러 가시죠
영문도 모른채 이끌려 간 곳은 바로 1920년대의 파리이다.
문학의 대부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피카소 등이 활동했던 시대이다. 이들은 모두 길에게는 우상(idol)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꿈인가 싶지만 현실이다. 이네즈에게 설명하려 하지만 항상 그렇듯 기회를 잡지 못한다. 이후 길은 자정이되면 필연처럼 길을 데리러 오는 차를 타고 타임슬립(time slip)을 하게 된다. 그렇게 당대의 거장(maestro)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문학에서 예술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처음엔 스콧 피츠제럴드( Scott Fitszerald)와 헤밍웨이에서 이제는 피카소까지 이르게 된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피카소의 내연녀 아드리아나 (마리옹 꼬띠아르 분)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이제 길은 현대보다는 이 시대에서 아드리아나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아드리아나와 또 한 번의 시간을 건너게 된다.
그 시간은 바로1890년대이다. 이 시간은 아드리아나에게 황금기이다. 1920년대의 아드리아나에게는 르네상스 시대 (the Renaissance)가 바로 황금의 시대( golden age)였던 것이다. 현대의 시간으로 돌아온 길은 약혼녀 이네즈와 헤어진다. 그리고 길은 파리에 머물기로 결심하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파리의 정서를 담은 장면들
우디 앨런의 영화는 각 도시들의 정서를 잘 담기로 유명하다. '미드나잇 인 파리' 역시 제목에서 보여주는 듯 파리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첫 장면은 비 오는 파리의 거리를 조명하며 시작된다. 감독은 파리는 '비가 와야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감독의 이런 생각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현대에서 보이는 파리의 시간에는 비 오는 날이 잦았다. 감독은 주인공 길 펜더를 통해 자신의 감성을 투영하는 듯한 대사들을 볼 수 있다
Actually, Paris is the most beautiful in the rain.
(파리는 비가 올 때 가장 아름다워요)
주인공은 영화 첫 장면부터 비오는 파리를 좋아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길의 감성을 이해하는 가브리엘이 '비 오는 파리'를 찬양하며 말한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서양 문화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이다. 다른 이에게는 단순한 타임슬립의 로맨틱 코미디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나의 골든 에이지; Golden Age >을 돌이켜 보는 영화이다. 누구에게나 되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있을 것이다. "what if"라는 가정법이 수 없이 생각나고, "If I were~"을 가정하게 된다. 내가 동경하는 시대는 언제이며, 왜 그런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며 마지막 아드리아나와 길이 떠올랐다. 길에게 1920년대가 동경의 시간이었듯, 아드리아나에게는 그 시간이 다르다. 어쩌면 갈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닿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아득하고 귀한 것이다.
아마 길(Gil)이 그 시대를 살아가며 동화가 되었다면, 또 다른 동경의 시간이 생길 것이다. 결국 지나간 시간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지금은 고루할지 모르는 현재가, 내일, 한 달 후, 1년 후엔 황금 시간이길 바라며 하루를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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